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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사회주의 혁명으로 타파하겠다는 신념을 가졌던, 그러나 역사의 흐름속에서 빨치산이라는 낙인을 뒤집어쓰고 장애를 얻었으며, 형제와 자녀에게 연좌의 상처를 유산으로 남길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작은 부분들에서조차 소신을 잃지 않았던 혁명가 그 자체였던 아버지. 그렇게 올곧은줄만 알았는데 술집 여주인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여느 다른 남자와 다르지 않아 실망스럽기만 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아버지가 살았던 삶을 하나하나 돌아보며, 주위 사람들의 평가와 가물가물했던 화자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화해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 유머러스하게, 시나브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제목은 죽음을 통해 삶에서 해방 되었.. 2023. 1. 1.
추억의 사라다 고로케 (a.k.a. 야채빵) · ‘추억의 사라다 고로케’ 우리나라의 대기업 베이커리 “뚜***“에서 3,600원에 판매하고 있는 빵이고, 요즘 내가 즐겨먹는 빵이며, 먹을 때마다 한가지 추억이 떠오르는 빵이다. 30여년전, 내가 어렸을 때 살던 충북의 한 시골마을 문방구 옆에는 그 빵만 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그 빵은 ’야채빵‘이란 이름으로 판매되었고, 가격은 단돈 100원이었다. 지금이야 단돈 100원이라고 하지만, 당시에 100원은 결코 작은 돈은 아니었다. 100원이면 오락실에서 더블드래곤 두 판을 할 수 있었고, 과자를 한봉지 사먹을 수 있었다. 당시 매일 엄마께 백원만 주세요, 백원만 주세요 하고 졸랐기 때문에 내 별명은 이백원 이었던 적도 있었다. (ㅡ,.ㅡ;;) 아무튼, 기억을 더듬어 당시 야채빵과 지금 판매되는 사.. 2022. 11. 22.
페이창펀(肥肠粉) 얼마전, 칠칠치 못하게 넘어져, 우측 엄지발가락 골절상 전치 5주 치료 진단을 받고 발목까지 깁스를 감게 되었었다. 어색한 깁스 발로 낑낑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오던 어느 주말 아침, 아내가 유난히 측은한 눈빛으로 물었다. “뭐 먹고 싶은거 있어? 발가락 빨리 나으라고 내가 사줄게.” 그 말을 듣자 마자 눈 앞에 한가지 음식이 아른거렸다. 돼지 내장을 푹 삶아 구수하고 진한 육수에 비교적 부담이 적고 식감이 독특한 당면사리, 그 위에 아삭거리는 숙주와 푸짐하게 얹어진 곱창. 매콤얼얼한 홍유와 풍미를 살려주는 흑초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겠지만, 금방이라도 뼈가 붙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 음식. “페이창펀( 肥肠粉; 곱창국수)을 먹으러 가자” 페이창펀을 먹기 위해서는 집에서 한 시간 넘.. 2022. 8. 29.
국산 감귤 ‘탐나는봉’ 사용료 받고 미국 진출 국내 기술로 개발한 감귤 ‘탐나는봉’을 사용료(로열티)를 받고 미국 땅에 심어지게 됐다. 우리 감귤 품종의 첫 해외 진출이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2010년 개발한 ‘탐나는봉’을 미국 현지 감귤 재배 유통 업체(M. Park INC.)에 기술이전 했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미국 실증재배를 진행해 온 결과, 미국에서 재배되던 기존 일본 품종(부지화(상품명: 한라봉))보다 ‘탐나는봉’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품종보호가 만료되는 2035년까지 14년간이다. 계약 물량은 총 23만 6000 주(그루)로, 올해 1만 주를 시작으로 점차 재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1주당 1.25 달러씩 총 29만 5000 달러(3억 6,50.. 2022. 3. 22.
제주, 이색 행사장소 '유니크베뉴' 공모 추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컨벤션뷰로는 3월 21일부터 4월 8일까지 도내 MICE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2022년 유니크베뉴 공모’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니크베뉴란 컨벤션센터 등 전문회의시설은 아니지만 개최도시의 고유한 정취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 장소를 말한다. 제주에서는 지난 2020년 공모 및 심사를 통해 제주민속촌, 본태박물관, 생각하는 정원 등 13곳을 제주 유니크베뉴로 선정했다. 국제적으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MICE 서비스가 표준화되는 추세 속에 개최도시 뿐만 아니라 그 곳의 차별화된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유니크베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시행되는 유니크베뉴 공모 사업은 도내 관광사업체 중 MICE 행사 개최.. 2022. 3. 21.
오해 “오빠, 속상한 거 있어?” 며칠 전 저녁식사 중에 갑자기 아내가 물었다. 연말이 되고 최근 회사 내 여러 일들 때문에 야근이 잦고 조금 힘들어 보여 걱정되었나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괜찮아. 조금 힘들긴 하지만 속상할 정도는 아니야. “응??” -아! 가끔 네가 내 말 안 들을때는 속상하기도 하지. ㅎㅎ “(O_O;;;)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아내가 혼란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하하, 농담이야 농담. 속상한 일 하나도 없어. 걱정하지마. “아니… 옷 수선할 거 있냐고 물어보는데 왜 이상한 말을 해?” -아…….. (-_-;;;)…. 없어……. (T_T) 밥먹자… 국제 결혼 부부의 대화 속에 오해가 난무하는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2022.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