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로스 증후군
사랑스럽던 K가 갑자기 떠나게 되어 우리 부부의 슬픔이 더욱 크다. 특히, 아내는 제대로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며, K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누군가는 애완동물의 죽음에 이렇게까지 슬퍼하고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실체가 없는 소설, 영화, 드라마, 만화, 게임 속 허구 캐릭터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리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기계 덩어리인 자동차를 마치 생명체마냥 끔찍히 아끼며, 하루가 멀다하고 세차하고, 아주 작은 흠집에도 분노하며, 각종 최고급 오일과 부품으로 바꾸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는 무인도에 고립된 주인공이 본인의 피 묻은 배구공 ‘윌슨..
2020. 10. 28.